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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리더? - 인간존중

2022/02/21

리더, 참으로 말은 쉽지만 어려운 자리 아닐까 싶다. 조직 내에서 리더의 중요성은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계층별로 필요한 리더의 역할도 정의하고, 역할 수행에 필요한 리더십 역량도 교육을 통해 개발시키고자 하고, 그 리더가 해당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지 다면진단을 통해 잘함과 못함을 평가하기도 한다. 괴롭다.


리더는 그 자리를 원해서 선택한 것일까? 모든 일의 몰입과 재미를 위해서 전제되어야 할 조건이 선택이라는데 그 선택을 리더는 스스로 선택한 것인가 또한 생각해 보게 된다. 역량을 발휘하여 조직 성과에 기여하라고 한다. 하지만, 그 역량이라는 것들이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어떻게 발휘해 나가야 하는 것인지 그것도 고민이다.


리더에게 필요한 역량을 정의하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은 아닌 시대이다. 그렇다면 과연 필요한 역량들은 어떻게 해야 발휘되고 변화될 수 있는 것인지를 찬찬히 고민해 보고자 한다.




case 1) 유한킴벌리의 새로운 패러다임 : 인간존중

일하기 좋은 회사, 존경받는 기업으로 유명한 유한킴벌리는 1998년 경제위기 시절 '인간존중', '고객만족', '사회적 책임', '가치창조', '혁신추구'라는 다섯가지 경영원칙을 뿌리에 둔 기업문화가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던 요인이었다고 이야기 한다. 그 중에서도 구성원들을 구조조정하고 대량 해고하는 대신 선택한 4조 2교대 시스템은 시작 초기 구성원들의 임금감소가 나타나긴 했으나, 근무시간 감소는 학습 가능한 시간을 증가시켰고, 이는 개인의 역량개발과 업무개선에 대한 고민을 가능케 하였고, 결국 업무 생산성 향상과 이로인해 급여는 다시 많아지는 선순환을 그리게 된 성공사례로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다.


유한킴벌리의 이러한 성과는 회사가 피고용자를 생산원료(즉 사업비용)로 취급하지 않고 함께 성장할 가족의 일원으로 여기는 '인간존중' 때문이라고 이야기 한다. 물론 이것이 전체는 아니지만, 큰 영향을 끼치는 문화였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에게 물어도 당연하게 대답 할 '인간을 존중해야 한다'는 원칙이 어느 기업에서는 성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는데, 또 어느 기업에서는 왜 적용되지 못하고 성과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일까?


'인간존중' 그것이 무엇이길래?


인간을 존중한다는 것은 말 그대로 인간을 귀중한 존재로 소중하게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시민혁명1) 이 후, 시민들은 정치적인 자유와 법 앞의 평등을 획득하였고, 경제 활동의 자유를 보장받는 등 개인주의와 자유주의의 확산을 가져오게 되었고, 이것은 결국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그래서 누구든 동등하게 귀중하고 소중한 존재로 여겨져야 한다는 의미가 명시화되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겠다.


사실, 이 '평등'조차도 아직 대상에 따라 '차이'와 '차별'이 존재하고 그것을 줄이거나 없에기 위한 노력이 현재까지 진행중이긴 한데, 조직에서의 인간을 생각하자니 인간 본연의 가치자원으로서의 인간의 가치를 나누어 고민하게 된다.


1970년대부터 시작된 영국의 산업혁명 이 후 인간의 노동력은 조직의 사업을 영위하고 수익을 내기 위한 수단, 고정비용으로 여겨졌다. 이 때의 인사는 인력 관리(personnel management) 또는 노동력 관리(manpower management)를 수행하는 부서로 지칭되었고, 노동력의 투입(채용)과 임금 지급이 주요 업무였다. 때문에 이윤추구가 목표인 조직에 있어 어떻게 하면 노동력 투입과 임금을 줄일까 하는 부분이 최대의 관심사일 수 밖에 없다. 결국 조직에서의 노동력이란, 인간 또는 기계에 의해 제공되어지는 상품화 된 수단이었고 이는 누군가 또는 기계에 의해 언제든지 대체될 수 있는 것이었다. 그러데 여기서 문제는, 인간이 상품화 된 노동력을 제공하기 위한 계약을 사용자와 체결하고 노동력을 제공하여 임금을 받는 자본주의 하에서 인간과 인간에 의해 제공되는 노동력이 분리가 아닌 동일시 된다는 것, 그래서 언제든 돈으로 사고 팔 수 있는 것으로 그 가치를 인정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가치는 어떤 노동력을 보유하고 있고 얼마나 사용자에게 필요한가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1970년대까지는 기업이 어느 산업에 뛰어드느냐, 산업 내에서 어떤 위치를 점하느냐가 경쟁 우위를 결정한다고 보던 산업구조론이 대세였다(Porter, 1979). 2차 세계대전 이 후, 일본의 비약적인 경제 성장을 이룰 수 있는 경쟁력이 무엇인지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경영학자들 사이에서도 조직 내부에 있는 자원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자원기반관점(resource based view)이 대두되기 시작했다(Barney, 1996). 그리고 조직이 가진 중요한 자원들 중에 핵심은 사람이라는 인식이 점차 확산되어 ‘인적자원’(human resource)이라는 단어 사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하였다(김성준 외, 2020). 또한 HR 부서와 담당자들은 더이상 노동력을 관리하는 일이 아니라, 조직의 잠재력, 경쟁력의 원천을 고심하는 부서로 여기게 되었고(Martell & Carroll, 1995), HR 부서는 조직 내 ‘전략적 파트너’라고 정체성을 정립하였다(Barney & Wright, 1998). 하지만, 인간을 '인간 생활 및 경제 생산에 이용되는 노동력이나 기술 따위를 통틀어 이르는 자원'이라 지칭하는 이 명칭은 노동력을 인간과 동일시하는 산업혁명 시대의 정의를 넘어서고는 있지 못하는 것 같다. 그래서 아직 인적자원이라는 말이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인간을 자원으로 바라보고 있는 조직 내에서 '인간 존중'을 어떻게 실현해 나가야 할 지 참으로 고민이 되기도 한다.


그 후, 인적자원관리는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지게 되었고 자원을 자산(asset)이라고 보는 수단적 관점과 동시에 인간의 역량에 투자(investment)하여 장기적으로 성과를 창출하고자 하는 관점이 포함되어 해석되게 되었다. 이러한 관점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여 성과를 창출함과 동시에 미래의 성과 창출을 위하여 필요한 역량을 미리 개발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노동력은 필요에 의해 '개발'하여 활용해야 한다는 의미로 확대되게 되었다. 2000년대 이 후 경제위기로 최소의 인력으로 최대의 성과를 만들어 내야 하는 상황도 있었지만 기업의 인적자원 개발을 위한 교육비 및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게 되었다.


하지만, 여기서도 또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 인적자원 개발의 목표와 방법은 '구성원을 한 인간이라는 측면에서의 고민을 얼마만큼 담고 있는가?'라는 것이다. 조직의 중장기 목표, 미션과 비전 그리고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서 어떠한 역량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 역량을 구성원들이 얼마만큼 보유하고 있는지를 평가하여 기대하는 만큼 보유하고 있지 못한 구성원들은 저성과자라 낙인을 찍고 결국 조직을 떠나야 하는 구조로 만드는 조직에서 '인간존중'이란 어떠한 형태로 실행이 가능한가 말이다. 기업의 존재 이유를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는 과정이라 이야기 할 수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조직에서 원하는 노동력을 제공하지 못하는 인간은 본연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구조가 작동 중이라는 것이다.


1916년에 출간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은 세일즈맨이었던 주인공 그레고르가 어느날 갑자기 벌레로 변했고, 이로 인해 노동을 더 이상 제공할 수 없게 되자 가족과 사회로부터 외면당하다 쓸쓸히 죽게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대공항이라는 경제적 위기 속에서 발표된 소설이라고는 하나 100여년이 훨씬 지난 지금 과연 무엇이 달라졌는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다행인 것은 이제 조직들이 '자원으로서의 인간의 활용'과 '인간으로서 조직 내에서의 인간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구성원의 인간다운 삶에 대한 관심을 조직이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바람직한 변화라 볼 수 있겠다. 물론, 조직이라는 틀 안에서 행해지고 그것이 조직의 어떠한 '의도'를 담고 있다 하더라도 조직 내에서 인간을 바라보는 관점이 변화하는 과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어떤 노동력을 보유한 인간인가'가 아닌 '인간으로서 어떠한 삶의 기대하는가'로 관심이 확장되었으니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많은 기업들이 '인간존중'을 좀 더 실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대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하는 것, 그 대상이 노동력을 제공하는 인간이 아닌 함께 행복하게 살아가야 하는 인간이라 정의하는 순간 구성원들을 이해하고 대하는 태도의 변화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변화를 한번에 만족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 과정이 모여 만들어지는 변화 속에서 언젠가는 '인간' 자체를 소중하고 귀한 존재로 여겨지는 것이 우리 내면에 쌓일 것이기에, 그리고 그것이 인간을 바라보는 밑바탕으로 자리잡게 된다면, 조직 내에서의 '인간존중'의 실현, 가능하지 않을까?




[좀 더 고민해 볼 문제]

1. 인간과 노동력은 분리 가능한가? 분리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은?

2. 인간과 노동력을 동일시 하지 않고 인간이 가지고 있는 많은 자원 중 하나가 노동력이다라고 정의했을 때, 노동력 외 가지고 있는 자원이 기업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는가? 기업의 이익 창출에 도움이 되는가?

3. 기업의 성과 창출을 위한 노동력은 OOO다 라고 정의하는 것이 요즘 시대에 적합한가?


* 김성준 외(2020), 인사(HR) 분야의 인공지능 활용, KISDI AI Outlook(2020년 가을, Vol. 3)

* 문정엽(2016), 피터드러커 경영수업, 21세기북스

* 프란츠 카프카(1916), 변신

* 피터 드러커, 리더의 도전, 2009, 한국경제신문

Peter F. Drucker Management Cases

50가지 구체적인 상황, 문제, 결정에 대한 경영사례를 다루고 있는데, '이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원문 https://brunch.co.kr/@hyejungwon/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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